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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의 건설 현장 - 3. 재빠른 들풀거미 '미미'

가장 애착을 가졌던 닷거미 아난시가 7월 10일에 죽고, 이후 거미로서는 들풀거미 주주가 애정을 독차지했지만 너무 겁이 많고 게을렀다. 주인은 애완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도 하나의 보람이며 즐거움이다. 그런데 주주는 너무 나태하다. 그렇다고 해도 녀석은 여전히 나의 귀여운 거미이지만, 문제는 내가 심심하다는 것이다. 아난시의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고, 주주는 종일 잠만 자는 것 같다.

그래서 저녁에 공원에서 들풀거미들에게 먹이를 줄 때면 그 중 색깔이 예쁘고 빠릿빠릿한 개체가 보이면 잡고 싶었다. 여기서 색깔이 예쁘다 함은, 체색이 밝아 흰색에 가까운 것을 말한다. 어차피 모든 들풀거미는 무늬가 거의 똑같은데, 그 무늬가 검은 색에 가까워 체색이 밝을수록 눈이 끌린다.

내가 주로 운동을 하는 기구 근처에 그리 크지 않은 잣나무 하나가 있다. 키가 2미터쯤 될 것이다. 거기에는 몇 마리의 커다란 들풀거미가 살고 있는데 녀석들도 날마다 먹이를 주었다.

들풀거미는 아직 새끼일 때는 먹이를 잡으면 무조건 내실로 끌고 들어가지만, 거의 다 자란 개체들은 밖에서 먹는 경우도 있다. 철쭉나무에 집을 지은 개체들은 모두 번개같이 먹이를 낚아채 방으로 들어가는 반면, 잣나무의 개체들은 밖에서 먹는 경우도 많다.

7월 15일, 그날 저녁에도 거미들에게 골고루(!) 식사를 제공했다. 그런데 얼마 뒤에 보니 잣나무 중간쯤에 자리한 개체 하나가 밖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문득 녀석을 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색이 밝아서 무늬가 뚜렷하게 보이는 놈이다. 일단은 다음날로 미루기로 했다. 당장 잡는다 해도 넣어 갈 통이 없으니까.

그런데 얼마 뒤에 보니 녀석은 파리를 다 먹고 그물 언저리까지 나와 있다. 그러한 행동의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들풀거미들은 배가 고프면 내실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주변을 호시탐탐 노릴 때가 많다. 그러나 녀석은 배가 고픈 상태도 아니고, 그렇다고 건물 보강 공사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거기에 나와 있다. 순간 녀석을 당장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는 들풀거미를 잡을 때마다 애를 먹었는데 녀석은 집 언저리에까지 나와 있으니 아주 쉬울 것이다.

굴러다니는 일회용 투명 음료수 컵 뚜껑을 주워 거미에게 다가갔다. 녀석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다. 뚜껑으로 홱 낚아챘다. 그 정도면 안쪽으로 달아나지는 못했을 것이다. 일단 달아나면 잡기 어렵다. 전에도 그 나무에서 두 번을 놓친 적이 있다. 잎과 가지가 무성한 나무 깊숙이 들어가면 잡기 어렵다.

곧 확인해 보니 거미는 뚜껑에 없었다. 혹시나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건 아닌가 걱정했지만 주변을 살펴도 거미는 보이지 않는다. 잠시 후 알았다. 녀석은 내 손등에 붙어 있었다. 뚜껑이 닥쳐오는 순간 재빨리 피하면서 손등에 가서 붙은 듯하다.

내친 김에 기념촬영을 하는데, 녀석은 이리저리 움직였다. 덕분에 마지막에는 엄지에 붙은 상태로 촬영할 수 있었다. 그 상태로 집까지 가자니 달아날까 우려가 되고, 그렇다고 손으로 잡기도 곤란하다. 거미는 워낙 연약해서 자칫하면 다칠 수 있으니까. (거미가 연약하다고 말하면 여자들을 비롯해 거미를 싫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혀를 찰 것이다. 크학학!)

잠시 돌아다니며 살피던 중 그 뚜껑의 임자, 즉 컵을 수풀 근처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거기에 거미를 담아 집으로 돌아왔다.

녀석의 이름은 ‘미미’로 정했다. 굳이 예쁘게 짓자는 것은 아니고, ‘거미’에서 따온 말이다.

참고로 거미라는 이름에 대해 얘기해야겠다. 전에 닷거미 아난시를 잡았을 때 그 정체(종, 분류)를 알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다 거미 박사라는 분의 홈페이지에 들어간 적 있다. 거기에는 거미라는 이름의 어원이 나와 있는데, ‘검다’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아울러 날이 어두워질 때 쓰는 ‘땅거미’라는 표현도 거미가 검기에 비롯된 말이라고 한다.

[사진] “잘 빠졌지, 엉덩이 빵빵하지, 속 깊지.”

아직 엉덩이가 빵빵할 정도는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 문구는 ‘아무개 자동차’ 광고가 아닙니다!)


미미의 입주 1일째

처음에는 미미의 집도 주주처럼 높고 둥근 통에 마련해 주려고 했다. 그러나 당장은 구할 수 없기에 임시로 흔히 쓰이는 소형 곤충 사육통에 넣었다. 이 통은 짝짓기를 한 사슴풍뎅이 암컷을 기르던 것으로, 녀석의 사후 비었다.

전날 주주의 집을 개선해 주기 위해 텐트 뼈대 모양의 철쭉 나뭇가지 두 개를 마련했는데 그 중 하나만 사용하고 남은 하나가 있었다. 그것은 미미를 위해 쓰기로 했다. 그런데 임시 공간인 사육통은 높이가 낮아서 뼈대를 세울 수 없다. 할 수 없이 뼈대를 뉘고, 그 위에 넓적한 나뭇잎 한 장을 덮었다. 그 잎사귀 밑에 내실을 지으라고 배려한 것인데, 관찰에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통은 투명하니 꼭 필요하다면 아래쪽에서 보면 된다.

일단 미미를 통에 넣자 겁에 질려 한쪽 구석에 웅크렸다. 커다란 쉬파리 한 마리를 넣어 줬는데 파리가 옆으로 지나가면 잔뜩 긴장한다. 이래서 거미의 습성이 사람과 비슷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정작 거미는 파리의 천적인데, 파리는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닌다. 그리고 포식자인 거미가 오히려 겁에 질려 있다. 이러니 사람이나 포유류 같은 동물과 흡사한 것이다.

얼마 후 미미는 벽에 ‘풀칠’을 했다. 그런데 하필 내가 마련해 준 뼈대(나뭇가지)가 없는 쪽이다. 처음 자기가 웅크리고 있던 그 자리였다. 얼마 후 미미는 파리를 물고 있었다.

또 하나의 쉬파리를 넣었지만 파리가 옆으로 지나가도 반응하지 않는다. 현재 먹고 있는 데만 집중한다. 만약 집을 지은 상태라면 당연히 그 두 번째 파리도 잡았을 것이다. 그러나 집이 없는 상태에서는 먹이를 빼앗길까 싶어 여분을 두지 않는다. 처음의 먹이를 다 먹은 뒤에야 미미는 두 번째 파리도 잡았다.

밤이 깊자 녀석의 다리가 풀리고 한쪽으로 기울었다. 그 모습만 보면 마치 죽은 것 같다. 그러나 잠을 자는 것이다. 주주도 잠이 들었을 때는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물론 제대로 집을 지었다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자신에게 편한 형태로 만들어 보다 안정된 자세로 잔다.

2일째, 미미는 집을 근사하게 지어 놓았다. 텐트 형태를 만들라고 넣어 준 나뭇가지와 잎사귀를 이용해, 그 위에 직사각형의 그물을 쳤다. 그리고 그 위에 올라가 있다. 이것이 주주와의 크나큰 차이이다. 일단 집을 지으니까 안정이 되었는지 겁대가리도 없이 그 한복판에 있다. 내 예상은 텐트 아래 숨어 있는 것이었는데. 녀석이 친 그물은 직사각형 형태로 매끈하게 예쁘고, 사방 언저리는 트여 있다. 벽과 연결하지 않은 까닭에 그런 것이다.

시험 삼아 파리 한 마리를 넣었다. 미미는 즉각 달려들었고, 파리는 거미줄 아래로 숨었다. 주주는 그 밑까지 쫓아 들어가 파리를 물고 나왔다. 두 번째 파리를 넣었다. 얼마쯤 시간이 지나 숨어 있던 파리가 나왔는지 미미는 재빨리 달려들어 먹이를 낚아챘다.

미미와 주주는 그 성격이 크게 다르다. 불과 하룻밤 사이에 적응해서 그물을 쳤고, 먹이가 나타날 때마다 재빨리 달려든다. 그 먹성으로 볼 때 앞으로 주주만큼 크게 자랄 것 같다. 지금은 한눈에 보기에도 주주보다 작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마 주주도 자연에 그대로 두었다면 저 정도로 자라지 못했을 것이다. 오히려 미미보다 작았을 것이다.

이날 미미는 파리를 여섯 마리나 먹었다.

녀석은 보강 공사를 시작했다. 얼마쯤 그러다가 마지막 잡은 파리에게 가서 덥석 물었다.

밤이 되자 또 보강 공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 내실은 만들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녀석은 전날처럼 구석에서 한쪽으로 기운 채 잠을 잤다.

이 또한 주주와의 차이다. 주주는 일단 ‘안전하게’ 내실부터 만들고, 그 뒤에 조금씩 영업장을 확장한다. 그에 비해 미미는 영업장부터 만들고, 잠자리는 나중으로 미룬 듯하다.

[사진] 하룻밤 사이에 적응해서 기본적인 ‘영업장’ 공사를 마친 미미

사진에서는 희미하지만 나뭇가지와 잎을 이용해 전체에 걸쳐 직사각형으로 그물을 쳤다.
애초 내 의도보다 거미의 ‘생각’이 더 훌륭했다.

이 사진은 평면도로, ‘앞’ ‘뒤’ 등의 표시가 있다.

벽면이 곡선이고 뚜껑에 손잡이가 달린 쪽이 원칙적(?)으로는 앞쪽인 듯한데,

관찰의 용이성 때문에 미미가 자리를 잡은 쪽을 앞으로 정했다.



[동영상 071606] 이 동영상은 미미의 공사 현장을 보여 주는데

17일이나 빨리 ‘전입’해서 익숙해진 주주보다 훨씬 진척이 빠르다.



미미의 입주 3일째

3일째, 파리를 투입하자 미미는 곧바로 덮치고 파리 시체들을 모아둔 곳에 가서 식사를 한다. 처음 그물에 올라가 있던 그 자리이다. 이 또한 주주와의 차이다. 주주는 처음 자리 잡은 곳에서 거의 떠나지 않는다. 그곳에 내실을 만들고 식사도 거기서 한다. 그에 비해 미미는 처음에는 임시로 구석에 자리를 잡았지만, 깨어 있을 때의 모든 활동은 그물 위에서 한다. 다만 한 자리를 정해 놓고 식사는 꼭 거기서 한다.

늦은 저녁 무렵 시험 삼아 중형 바퀴 한 마리를 투입했다. 그물이 없는 구석에 떨어진 바퀴는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그러다 어쩌다 그물 위로 올라가자, 미미는 바로 덮쳐 버린다.

[사진] 7월 17일(3일째)의 집 모습 평면도

그물이 더욱 두터워졌다.

이제는 언저리의 그물이 없는 공간을 확연히 알아볼 수 있다.

4일째, 파리들을 넣어 줄 때마다 바로 덮친다.

그런데 얼마 후 이상 행동을 보인다. 그물 위의 한 자리에서 앞뒤로 움직이며 바닥을 더듬는다. 거미로서는 처음 보는 행동이다. 자세히 보니 그물 아래 파리가 있다. 두 번째로 잡았던 파리가 달아난 듯하다. 아마도 첫 번째 파리를 먹는 사이 비실비실 달아나 밑으로 들어갔나 보다. 물론 그때는 독이 퍼져서 죽은 상태였다. 나뭇잎과 그물의 사이에 끼어 있어 거미는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바닥을 긁으며(크학학!) 아까운 먹이를 꺼내려고 애쓰는 듯하다. 결국 꺼내지 못했다.

들풀거미의 먹이 포획 모습들을 보다 보면,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 내실 벽 바로 바깥쪽에 먹이가 걸려 있으면 거미는 안쪽에서 벼르며 허둥대다가 결국 밖으로 돌아나가 덮친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동물들의 우회 행동에 의한 지능 테스트가 있다. 앞쪽에 철책을 치고 그 뒤에 먹이를 둔다. 닭 같은 조류는 철책 너머에서 한참을 배회하다가 겨우 돌아가 먹이를 먹는다. 개의 경우는 얼마쯤 배회하다가 철책을 돌아간다. 그리고 영장류인 원숭이는 철책과 먹이, 그리고 자신의 위치를 쉽게 파악하고 분석(?)해서 바로 돌아가 먹이를 취한다.

거미의 지능을 조류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타고난 감각이 오히려 조류보다 더 나은 ‘행동 지능’을 보여 준다. 거미는 벽 너머에 먹이가 있으면 처음에는 무작정 달려들지만, 바닥의 진동과 자신이 지은 건축물의 구조에 대한 인지능력 때문인지 이내 돌아가 먹이를 낚아챈다. 혹은 벽을 뚫고 먹이를 먹기도 한다.

다만 바닥 그물 밑에 들어간 먹이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옆이나 위쪽이라면 물고 매달려 잡아채지만, 아래쪽 그물 밑에는 바닥이 받치고 있어 그럴 수가 없다. 그물의 탄성이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이날 미미는 끝없이 먹었다. 그러다가도 쉴 때면 그물 밑에 숨은 파리를 꺼내기 위해 그물을 물어뜯었다.

이제는 제법 안정이 된 데다 포만감 때문인지, 이날은 모처럼 느긋하게 여덟 개의 다리를 쭉 뻗고 잠이 들었다.

5일째, 미미는 처음 자리했던 벽면 쪽에서 시계 반대방향의 벽면으로 본거지를 옮겼다. 그곳은 경사진 텐트 형태의 입구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텐트 입구’라고 표현하겠다.

그 자리(바닥)에 있다 보니 그물 위에 파리가 떨어져도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풀줄기로 파리를 몰아 녀석의 앞으로 보내 줘야 했다. 이제는 먹이를 포획한 뒤 식사를 할 때도 그 입구 쪽에서 한다.

[사진] 7월 19일(5일째)에는 파리 시체들 위에 다시 그물을 덮었다.

(위 사진은 평면도, 아래 사진은 정면 조감도)


6일째에도 미미는 텐트 입구에 자리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물에 떨어지는 파리는 인지하지 못한다. 저녁 무렵이 되자 녀석은 그물에 올라가 있었다.

그날 밤 중소형 바퀴를 투입했다. 바퀴는 미미의 바로 코앞에 떨어졌고, 미미는 즉시 바퀴를 잡아챘다.

밤이 깊어지자 미미는 옆으로 몸을 기울이고 잤다. 그 모습이 귀엽다.

7일째, 미미는 텐트 입구에서 시계 반대방향 벽 쪽에 자리하고 있다. 어째 자꾸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고 있다.

알고 보니 또 보강 공사를 했다. 전에 쳤던 그물 위에 새로운 그물을 깔았다. 그 많던 파리 시체는 모두 그 밑에 덮였다.

밤에 중형 바퀴를 투입했는데 미미 위로 떨어졌다. 기겁을 한 미미는 텐트 입구 쪽으로 피했다. 얼마 후 미미가 입구 위쪽에 올라가 있다. 알고 보니 바퀴가 움직이다가 입구 가까이 가는 바람에 놀라 대피한 듯하다. 바퀴 역시 거미의 반응에 놀라 그대로 얼어붙은 상태였다. 둘이 그 상태로 숨을 죽이고 있다.

다른 ‘생각 없는’ 벌레들이라면 제멋대로 돌아다닐 것이다. 그러나 거미나 바퀴나 모두 매우 예민하고 신중하다. 그러다가 필요할 때는 번개처럼 움직인다. 그런 존재 둘이 대치하고 있으니 그 광경은 정말 긴장감이 감돈다.

잠시 후 미미는 바퀴 쪽으로 내려갔다. 곧 바퀴를 물고 텐트를 넘어왔다. 그리고 한참 동안 먹었다.



미미의 입주 8일째


8일째, 미미는 집을 더욱 보강했다.

이제는 텐트 입구 쪽에 확연하게 내실의 형태가 만들어졌다. 주주와는 달리 수평 방향으로 되어 있다.

또한 위쪽에도 곳곳에 줄을 쳐서 이제는 공중부양을 시작했다. 배가 불러도 게을러지지 않고, 또한 몸을 사리지도 않고 끝없이 사냥하고 공사를 하는 미미는 정말 볼거리를 많이 제공한다. 주주와는 천지차이다. 며칠째 날마다 파리들은 물론 바퀴까지 먹었음에도 조금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그런데 그 부지런함이 때로는 문제가 된다. 이제는 한복판의 그물에 벌레가 걸려도 바로 튀어 올라갈 수 없다. 온통 그물을 쳐 놓아서 한쪽(저편) 통로를 통해서만 위로 올라갈 수 있다.

이날은 시험 삼아 커다란 바퀴를 넣어 줬는데 미미는 기겁을 했다. 아무래도 대형 바퀴를 상대할 용기는 없는 듯하다. 만약 굶주린 야생의 상태라면 덤벼들었을지도 모른다. 개체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미미는 자연 상태에서 보았을 때 가장 용감한 개체군에 속했다. 먹이를 물고 내실로 들어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먹었다.

어쩌면 안정된 환경에서 배불리 먹자 소심해진 것은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한정된 공간에서 마음대로 구조물을 만들지 못해서 그럴 것이다. 만약 자연 상태였다면 그물의 크기는 길이 50센티미터, 폭 20센티미터 이상에 달했을 것이다. 그리고 한쪽에 내실이 있다. 그 상태라면 외적과 싸워 볼 만도 하다. 치고 빠지면서 싸울 수 있다. 그러나 사육통은 너무 좁다. 자연 상태의 집에 비하면 그 규모가 몇 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번에 올린 <바퀴의 절규> 동영상의 주인공이 바로 이 바퀴이다.

9일째, 이제는 구조물이 더욱 복잡해졌다. 곳곳에 반투명한 베일을 휘감아 놓은 것처럼 우아하고 신비로워 보인다. 이제는 기존의 텐트보다 2센티미터쯤 위쪽에 또 다른 층을 만들었다. 이것을 2층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공중부양을 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거기 올라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공사를 위해 올라갔던 것이다.

그 복잡함 때문에 사냥은 더욱 어려워졌다. 한 번은 커다란 쉬파리를 쫓다가 장막에 가로막혔다. 그래도 그 상태에서 파리를 물었다. 나중에는 장막을 찢고 파리를 끌어냈다.

[사진] 7월 23일(9일째)의 오른쪽 측면도

‘텐트’ 입구 쪽에서 본 모습으로,

보다시피 텐트 입구에서 2층으로 향하는 경사로를 만들었다.

아래 사진은 평면도인데 이제는 나뭇가지와 잎이 희미하게 보인다.



미미의 입주 10일째


10일째, 이제는 활동무대를 2층으로 옮겼다. 거기에 머물러 있다. 처음에는 한쪽 벽면에, 며칠 뒤에는 다른 벽면에 자리를 잡더니 끝없이 진출하고 건설하며 나아간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곳에만 머무는 주주와 차이가 너무 크다.

그만큼 통로가 많아지고 복잡해져서 먹이를 쫓는 모습이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되었다. 자연 상태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처음 들풀거미에게 먹이를 주던 재작년에는 위쪽 줄이나 또는 나뭇잎에 파리가 걸릴 경우 거미가 쫓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무척 신중해야 했다. 정확하게 ‘앞마당’에 먹이를 떨어뜨려야 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파리가 위쪽 나뭇잎에 떨어지면 거미는 쫓아 올라가고 그렇게 해서 재미있는 곡예와 추격전이 펼쳐진다.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다.

집에서 기르는 거미에게서는 그런 건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냥 먹이가 적합한 장소에 떨어져 쉽게 잡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런데 미미는 집을 복잡하게 꾸며서 술래잡기를 즐기고 있다. (크학학!) 미로에서의 추격전이다. 통로를 따라 이리저리 달리며 먹이를 잡고, 곧 재빨리 제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은 정말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제대로 촬영할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매번 먹이를 떨어뜨릴 때마다 동영상 촬영을 준비할 수는 없으니까. 그러다 멋진 광경이 연출되면 촬영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진다.

더욱이 3층까지 만들었는데, 뚜껑 바로 아래쪽이다. 3층은 왼쪽으로 약간 경사져 있어 벌레를 투입하면 그쪽으로 떨어진다. 때로는 떨어진 자리에 걸리는데, 그럴 때면 미미는 밑에서 달려들어 물어뜯는다. 몇 번 그러고 나자 3층 언저리 곳곳에 구멍이 났고, 덕분에 먹이를 투입하기가 더 쉬워졌다.

[사진] 구조물 3층에 파리가 떨어지자 잽싸게 달려들어 밑에서 물어뜯는 미미.

주주의 집은 엄청나게 지저분해졌지만 미미의 집은 이렇듯 깨끗하다.

위 사진은 정면도, 아래 사진은 우측면도.



[동영상 072513] 미미가 쉬파리를 쫓는 모습이다.

파리가 3층에 떨어지자 잽싸게 달려갔지만 뚜껑에 붙자 호시탐탐 노린다.

그러다 갑자기 철수한 이유는 내가 뚜껑을 닫는 충격 때문이다.

다음 동영상(072514)은 파리가 다시 그물에 떨어지자 바로 잡아채서 먹는 모습이다.



11일째, 이제 더 이상 공사를 할 곳도 없지만 미미는 쉬지 않았다. 기존의 구조물에 거미줄을 덧발라서 더욱 튼튼하게 했다. 한편으로는 3층 일부를 뜯어내고 거기에 2층에서 오를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한 번은 파리가 3층에 떨어지자 미미가 뛰어 올라왔는데, 3층은 ‘선루프’ 높이에 가까워서 마음만 먹으면 밖으로 튀어나올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럴 일은 없다. 이미 자기 집을 잘 꾸몄는데 달아나서 무엇 할 것인가. 그 안정되고 아늑한 곳에서 풍족한 먹이를 공급 받으며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데.

12일째, 26일에 각 방향에서 전반적으로 촬영해 보았다. 지난 사진들과 일일이 비교하니 정말 변화가 크다. 내실과 약간의 앞마당만 만들어 놓고 마냥 탱자탱자 하는 주주와의 차이를 다시금 엿볼 수 있다.

야생의 들풀거미는 이 정도로 복잡한 집을 짓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일반적으로는 살아 있는 나뭇가지와 잎 따위를 이용해 내실을 만들고, 그 앞쪽으로 그물을 친다. 키가 작은 철쭉 같은 경우 주변 나뭇가지의 배치를 봐서 적절하게 그물을 치고, 향나무나 어린 잣나무의 경우는 내실 앞쪽으로 10~20센티미터 정도 폭에 좌우 길이 수십 센티미터의 그물을 만든다. 단층 구조이다. 주로 잣나무 따위에 만든 그물이 광활하다. 잔가지가 많은 철쭉이나 회양목에는 곳곳에 듬성듬성 솟은 가지에 지지 줄을 연결해서 범선의 로프처럼 복잡해진다.

그런데 이 비좁은 통에서는 넓은 면적에 그물을 칠 수가 없다. 그러자 미미는 층수를 늘리는 등 훨씬 복잡하게 집 구조를 만들었다. 주어진 환경에 알맞게 건축을 하는 식으로 적응한 것이다. 사실상 이러한 형태의 집 구조는 깔때기거미의 건축 양식에 가깝다.

이날 확인해 보니 납량특집 동영상에 등장했던 대형 바퀴는 사라지고 없었다. 어디로 갔지? 뚜껑 틈새로 나갈 수는 없다. 다만 힘으로 ‘선루프’를 밀치고 빠져 나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미는 워낙 예민한 까닭에, 나는 선루프를 꽉 눌러 닫지 않는다. 그래야 먹이를 줄 때 살짝 열 수 있으니까.

그런데 이 사진들을 정리하던 중 진실을 알게 되었다. 그 바퀴도 결국 먹히고 만 것이다.

[사진] 7월 26일(12일째)의 우측면도

23일의 사진보다 더 복잡해졌다.

아래 사진은 평면도로,

오른쪽에 2층에서 3층으로 통하는 새로운 경사로를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매번 3층에 먹이가 걸려 방해가 되자 개선을 한 것이다. 대단한 녀석!

덕분에 더욱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정말 미로처럼 되어 버렸다.


정면도. 중앙 좌측에 새로운 통로가 생겼다.

이전에는 그저 오른쪽으로 휜 반원이었는데 왼쪽까지 마무리한 것이다.

그 주변에 있는 시커먼 사체 덩어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잔해가 너무 커서 혹시나 바퀴가 아닌가 했지만 형태 때문에 미심쩍었는데,

거미줄 곳곳에서 잘린 바퀴의 다리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래 사진은 좌측면도로 바퀴의 잔해가 두드러져 보인다.

미미를 기르는 기간에는 처음 며칠만 제하고는 날이 화창했다. 따라서 좀 더 화질이 좋게 촬영을 하려면 햇빛 아래로 통을 들고 나갔다. 그런데 드디어 구조물이 완성 단계에 이르고 볼거리도 많아지자 다시 먹구름이 끼고 종종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촬영을 미루어야 했다. 이러다 다시 날씨가 맑아질 때쯤에는 구조물이 엉망이 될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부지런한 녀석이 알아서 계속 수리하고 보강하겠지만.

이제는 미미도 주주만큼 크다. 미미를 잡기 며칠 전에 그 내실 안에 허물이 놓여 있는 것을 본 적 있다. 아마 7월 12일쯤 허물을 벗은 듯했다. 처음 잡아왔을 때는 확실히 주주보다 작았는데 이제는 크기가 비슷하다.

끝없는 식탐과 활동으로 볼 때, 만약 또 허물을 벗는다면 미미는 주주보다 더 커질 것이다. 주주는 바로 코앞에 있는 벌레만 잡는다. 그에 비해 미미는 열심히 뛴다. 이러니 식사량의 차이가 크다. 또한 주주는 워낙 소극적이다 보니 먹이를 주는 재미도 사라졌다. 위에 뚜껑이 없어서 대충 처리할 파리가 있으면 거기에 넣지만, 제대로 잡아먹는지는 더 이상 확인하지 않는다. 그러니 먹이 사냥에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미미의 영향 상태가 훨씬 좋을 수밖에.

※ 여기서 ‘파리를 대충 처리한다’ 함은 다른 조그만 거미들에게 주었다가 배가 불러서 잡아먹을 생각이 없으면 꺼내서 치운다는 뜻이다. 괜히 그 안에서 파리가 돌아다니면 거미는 이리저리 피하느라 스트레스만 받을 테니까. 집을 짓지 않는 거미들은 배가 부를 때 다른 벌레가 가까이 오면 그냥 피한다. 아난시처럼 전체 길이가 8센티미터에 이르는 대형 거미는 파리가 지나가면 다리 하나만 슬쩍 들면 그만이지만, 1센티미터 길이도 되지 않는 깡충거미들은 파리를 피해 달아난다.

16일째, 미미는 날마다 계속 보강 공사를 했고, 이상한 구조가 되어 버렸다. 왼쪽의 경사로를 통해 3층에 올라갈 수 있게 되었지만 3층 복판에 뚫린 구멍으로 벌레가 빠지면 1층에 떨어진다. 그런데 2층 거실에서 1층으로 직행하는 통로는 없다. 오른쪽의 경사진 내실에서 뒤쪽 바닥으로 내려간 뒤에, 거기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270도를 돌아 왼쪽 앞까지 이른 뒤에 다시 완만한 경사로를 올라가야 한다. 이건 뭐 거미집이 아니라 ‘클라인병’을 연상케 하는 형태가 되었다.

[사진] 7월 30일(16일째)의 위에서 본 형태

며칠 전과 비슷하지만 이제는 2층 ‘거실’과 1층이 단절되어 버렸다.

또한 중앙 오른쪽에 있던 2층-3층 연결 통로가 사라지고

왼쪽의 경사로를 통해 오르내린다.

사실상 가장 좋은 구조는 그냥 처음 그대로 단순한 1층만 있는 형태였다. 벌레는 바로 거기로 떨어지고, 혹시 어쩌다 언저리 바닥으로 떨어진다 해도 언젠가 1층으로 올라갈 테니까. 혹은 언저리에 있다가도 순찰을 돌던 미미에게 발각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복잡해졌다. 부지런히 공사를 했지만 효율성은 한참 떨어진다.

그러나 별 문제는 아니다. 덕분에 우리는 보다 다양한 전투 장면을 감상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건 관찰자 입장일 뿐, 미미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고? 그래도 내가 꾸준히 먹이를 공급해 주지 않는가. 야생의 거미들보다는 낫다. 물론 공원에 있는 다른 들풀거미들도 적어도 하루에 한 마리 이상의 먹이를 준다. 녀석들은 집이 훨씬 단순하고 널찍한 단층 구조라서 먹이가 떨어지면 1초 이내에 달려들어 잡아채 간다. 그러나 녀석들은 비바람에 시달리고 자칫 사람들이 건드릴 수 있으므로 훨씬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에 비해 미미는 훨씬 안전하고 먹이 공급도 안정적이다.

미미는 내게 액션을 보여 주고,

나는 미미에게 안정적으로 먹이를 공급한다.

상부상조이다.

작성: 7월 26일

최종 수정: 8월 2일

* 동영상에 붙인 일련번호는 특별한 의미는 없고, 글을 편집하기 쉽도록 한 것입니다. 모든 사진과 동영상은 이동전화내장사진기로 촬영했습니다. (기종은 쓰리스타의 ‘여하호출’)

by 뇌의가호 | 2011/08/03 15:22 | 뇌벌레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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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김희선 at 2011/08/18 14:20
학교에서 방학숙제로 과학보고서를 쓰는 것을 내줬는데,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과정으로 하기로 했어요. 거미는 잡았는데 종류가 뭔지도 모르겟꼬.. 아직 흙밖에 안깔아줬는데 막무가내로 거미줄을 뽑고.. 사실 거미줄이 싫은것도 아니고 거미가 싫은것도 아니지만... 참..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한 상태네요. 먹이도 줘야하는데 파리는 커녀 날파리 한마리도 안보여서..;'; 어쩌죠?
Commented by 뇌의가호 at 2011/08/19 09:34
방학이 거의 끝나가는데... 빠듯하겠구만요.
어떤 거미를 어떤 상태에서 잡았는지가 중요한데,
만약 배회성(떠돌이) 거미라면 줄 치는 것은 물 건너 간 얘기입네다.
모든 거미가 줄을 치기는 하지만 배회성 거미는 필요에 따라 약간만 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예로 깡충거미는 쉬거나 탈피할 때 조그만 둥지만 짓습네다.

아예 집에서 기르는 듯한데 그냥 야생에서 관찰하는 것보다 쉽지 않을 겁네다.
만약 왕거미나 무당거미 등처럼 허공에 집을 짓는 종이라면 그 정도론...
방 한쪽 구석을 내 주지 않는 이상은 그물을 치지 못할 겁네다.
그것도 벌레가 날아다녀야 칠 의욕(?)이 생길 테고요.

풀밭, 조경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풀거미가 가장 무난하기는 한데
비교적 쉽게 적응하는 종입네다. 그것들은 수평으로 그물을 치디요.

그밖에는 집 주변, 실내 등에 제멋대로 얼기설기 집을 짓는 꼬마거미가
가장 무난할 것도 같습네다. 이 녀석들은 아무 데나 줄을 치니까요.
(그물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형태.)
작고 엉덩이(배)가 공처럼 동그랗고 다리는 긴 편인 것이 그것들이디요.

차라리 가까운 공원 등지에 저녁 무렵에 나가서 왕거미, 무당거미 등을
관찰하는 것이 가장 나을 듯합네다.
동영상을 찍어 분석하면 현장에서 놓친 것도 확인할 수 있고요.
이런 종들은 해가 넘어가고 어둠이 깔릴 즈음 주로 그물을 칩네다.
단, 큰 개체들보다는 작은 녀석들이 더(날마다) 부지런히 집을 짓디요.



Commented by 김희선 at 2011/08/20 12:16
걔가 쫌 크거덩요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왕거미 종류인것 같구요(거미줄로 추측)
까매요 확실히 먹이를 넣어주니깐 거미줄을 치더라구요(얼기설기 무당거미가 치는 그 모양새로 말이죠, 넵.)
삼일째 아침에 젤 먼저 채집통을 봤는데, 벽면에 노란 알이 따닥따닥 잇뜨라구효 꺅
완죤 조았죠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니깐 거따가 먹이를 넣줬는데 거미가 먹질않쿠 계속 생존해 있떠란 말이죠(나방 ㄷㄷ:;파리는 도저히 보이지가!@@!@) 거미의 알이라면 괜찮아두..만 약 나방의 알이라면, 알들이 부화해서 애벌레들이 꾸물꾸물 꾸에에구ㅜㅜㅜㅜㅜ 과얀 거미의 알이 마즐까용 급합미당 +ㅁ+
Commented by 뇌의가호 at 2011/08/22 08:38
벽에 따닥따닥 붙은 알이면 나방 알 같구만요.
용하게도 아직 저도 경험하지 못한 나방의 산란에 성공했네요.
거미류는 대부분 알을 알주머니에 낳습네다.

먹이로 파리가 없어서 나방을 넣어 줬다면 그것도 괜찮디요.
어차피 거미의 가장 흔한 먹이 중 하나가 나방이니끼니.
물론 개미도 먹지만 거미가 작을 경우에는 금지 품목으로 하는 게 좋을 겁네다.
개미의 반격에 애완용(!) 거미가 다칠 수도 있으니끼니.
곤충을 비롯한 거의 모든 벌레를 먹으니 구하는 대로 먹이세요.
물론 바퀴벌레도 훌륭한 먹이입네다.
Commented by 김희선 at 2011/08/20 12:17
악!! 맞따 어두울 떄 그물 친 것 같아용
낮 내내는 카만히 웅크려 있다가
제가 포기할 쯔음에 밤이 와서 저는 자구, 그때 친듯!
Commented by 뇌의가호 at 2011/08/22 08:47
왕거미류 같다고 하셨는데 그게 사육통 안에서 줄을 친다면 비정상일 듯합네다.
사육통이 개장 정도 크기는 되는디요? (크학학!)
줄을 치는 행위 자체가 비정상이라는 게 아니라, 제대로 칠 수 없다는 기디요.
기럴 경우 관찰 자체에 오류가 생깁네다.

다만 어떻게라도 그물을 완성한다면 나쁘다고 볼 순 없습네다.
자연에서 흔한 거미줄 형태가 아니라, 인위적으로 행해진, 좁은 환경에서
거미는 어떤 식으로 적응해서 줄을 치는지 볼 수 있으니 말이디요.
예로 들풀거미는 풀밭 등의 평면상에 넓게 그물을 치고 한쪽 구석에 방을 만드는데,
좁은 사육통에서 기르면 전혀 엉뚱하게도 2층 3층의 미로 구조물을 만듭네다.
김희선 님이 기르는 거미도 진짜 왕거미류라면, 그리고 줄을 치고 있다면,
자연에서와 어떻게 다른 형태로 그물 형태를 만드는지 관찰하는 것도 좋을 듯.

참고로 저는 몇 년 전에 산 속 나무 사이에 크게 그물을 치는 거미를 잡아
옆으로 뉜 페트병 안에서 길러 본 적 있는데, 함께 넣어 준 나뭇가지를 이용해
엉성하게 줄을 치기는 했지만 먹이는 먹지 못하고 곧 죽었습네다.
Commented by 행인 at 2012/04/01 05:42
글을 정말 재미있게 잘 쓰시는 것 같습니다
관찰력도 상당하신 거 같구요 ㅎㅎ
덕분에 거미에 대해 좋은 인식이 생긴 거 같습니다
막연히 날것들을 잡아주는 녀석들이다~ 라고만 생각했는데 꽤 귀여운 구석도 많군요 이래서 세상은 알수록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재미있는글 감사히 보고 갑니다
Commented by 뇌의가호 at 2012/11/01 14:51
굉장히 죄송하게도 무려 7개월 만에 답변 드립네다.
그동안 블로깅을 전혀 안 해서리...
설사 이 답글을 읽지 못하신다 해도, 이렇게 좋은 말씀 남겨 주셨는데
뒤늦게나마 답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네다.
괌사함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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